응용행동분석

위기 중재(Crisis Intervention)와 ABA에서의 실제 적용

damjun 2025. 3. 22. 23:15

위기 중재란 무엇인가?

위기 중재(Crisis Intervention)는 아동이 자해, 타해, 기물 파손 등의 심각하고 긴급한 문제 행동을 보일 때, 즉각적으로 상황을 안정시키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되는 행동중재 전략입니다. 단순히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개입이 아니라, 아동의 행동이 발생하는 맥락과 기능을 이해하고, 가능한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신체적, 정서적 안정 상태로 유도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응용행동분석(ABA)에서는 이러한 위기 중재를 단편적인 반응이 아닌, 사전 예방, 실제 발생 시 개입, 사후 분석과 재계획까지 포함하는 전 과정 기반의 구조화된 체계로 접근합니다.

미국 행동 분석 협회(Behavior Analyst Certification Board, BACB)에서도 위기 중재는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며, 최소 침습적 개입 원칙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위기 행동이 발생한 원인을 기능적으로 분석하고, 장기적인 행동 감소와 대체 행동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입이 설계되어야 하며, 모든 중재는 보호자의 사전 동의와 전문가의 문서화된 계획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위기 중재의 핵심 원리

위기 중재는 다섯 가지 핵심 원리를 기반으로 실행됩니다. 먼저, 선제적 예방 접근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아동의 행동 패턴과 정서적 신호를 미리 관찰하여, 위기 행동이 발생하기 전 조짐을 포착하고 사전에 차단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좌절이 누적되기 전 쉬는 시간을 제공하거나, 과도한 환경 자극을 사전에 줄이는 등의 조치가 이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 원리는 안전 확보입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아동, 교사, 또래 등 주변인의 신체적 안전이 최우선이며,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반응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최소 침습 원칙(Least Restrictive Intervention)이 중요합니다. 가능한 가장 낮은 수준의 개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하며, 언어 지시 → 물리적 차단 → 보호적 제지의 순서로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대응 체계를 구축합니다. 네 번째는 행동 기능 기반 중재입니다. 문제 행동이 단순히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특정 기능(예: 주의 끌기, 회피, 감각 충족 등)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기능 분석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중재 전략을 설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후 분석과 개입 계획의 수정이 필요합니다. 위기 상황이 끝난 뒤에는 행동 기록과 기능 분석을 통해 예방 전략을 재조정하고, 교사와 부모 등 관련 인물과 함께 향후 유사 상황에 대비한 협력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체계적 절차: 위기 전, 중, 후 단계별 대응

위기 중재는 단순한 사건 대응이 아닌, 위기 전 단계부터 사후 분석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절차가 필수적입니다. 먼저 **사전 예방 단계(Proactive Phase)**에서는 아동이 위기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환경을 구조화해야 합니다. 소음을 줄이고 과제 난이도를 조절하는 등 감각적 부담을 완화하며, 일정표나 시각적 안내를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 불안을 줄입니다. 또한 정서적 안정과 신뢰 관계 형성을 위한 긍정적 상호작용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대체 행동(예: 감정 카드 사용)을 사전에 가르치는 것도 핵심입니다.

다음은 **위기 발생 단계(Active Crisis Phase)**입니다. 이 시기에는 아동이 극단적인 정서 상태를 보이며 자해 또는 타해 행동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침착하고 단호한 언어를 사용하며 감정 자극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필요 시 아동과의 시선을 피하고 조용한 공간으로 유도하거나 자극을 차단하여 안정된 환경을 조성합니다. 물리적 제지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 훈련된 기술을 활용하고, 최소한의 시간 동안만 사용해야 하며, 아동의 신체와 정서적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주변인의 안전 확보도 중요하므로, 다른 아동은 미리 분리하거나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등 물리적 환경을 신속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후 처리 및 분석 단계(Post-Crisis Phase)**에서는 아동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사건 발생 당시의 원인을 함께 탐색합니다. 이때 행동의 선행 사건(A), 행동(B), 결과(C)를 중심으로 한 ABC 기록을 작성하여 위기 행동의 기능을 분석하고, 사전에 어떤 징후가 있었는지, 개입은 적절했는지를 검토합니다. 이후 교사, 치료사, 보호자가 함께 회의를 통해 예방 전략을 조정하고, 필요한 경우 새로운 대체 행동 훈련 계획을 수립하는 등 개입을 강화합니다. 위기 중재의 반복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사후 교육과 연습이 병행되어야 하며, 위기 발생 기록은 체계적으로 보관되어야 합니다.

실제 적용 사례

사례 1: 자해 행동 중재
9세 자폐 아동 A는 요구가 즉각 수용되지 않거나 선택권이 제한될 때, 스스로의 머리를 반복적으로 때리는 자해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전문가들은 위기 시 사용 가능한 조용한 감각 차단 공간을 마련하고, 아동이 이 공간에서 감각 자극을 최소화하며 진정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했습니다. 진정 이후에는 감정 표현 카드를 활용하여 아동이 ‘싫어요’, ‘기다릴래요’ 등의 표현을 훈련했고, 약 6주간의 적용 결과 자해 행동 발생 빈도가 50% 이상 감소하였습니다.

사례 2: 타해 행동 개입
8세 ADHD 아동 B는 과제나 놀이 중 좌절을 경험할 때, 친구를 밀치거나 큰소리로 소리 지르는 등의 타해 행동을 반복하였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표에 따라 활동 전 선택권을 제공하고, 과제 수행 전 짧은 준비 시간과 휴식 시간을 포함한 구조화된 일정을 도입했습니다. 위기 발생 시에는 아동을 부드럽게 진정시키며, 시각적 타이머와 조용한 공간에서 짧은 재정비 시간을 갖도록 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아동에게 감정 조절 기술(예: “나는 지금 화났어요”라고 말하기)을 가르쳤고, 그 결과 8주 후 타해 행동은 약 70% 이상 감소되었습니다.

사례 3: 기물 파손 행동 중재
10세 발달지연 아동 C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 중 갑작스럽게 교실 물건을 집어 던지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교사는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과제를 보다 작은 단계로 나누고, 시각 스케줄을 통해 과제의 양과 순서를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위기 상황 발생 시에는 조용한 별도 공간으로 이동시키고, 진정 후에는 대체 과제 제공 및 긍정적 피드백을 반복하였습니다. 4주간의 개입 결과, 파괴적 행동의 빈도는 눈에 띄게 줄었고, 아동은 보다 높은 과제 수준에도 점진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기 중재(Crisis Intervention)와 ABA에서의 실제 적용

유의사항 및 윤리적 고려

위기 중재는 반드시 사전 보호자의 동의와 전문가의 계획 하에 실행되어야 하며, 중재 절차는 문서화되어야 합니다. 개입이 아동의 권리와 존엄성을 해치지 않도록, 모든 전략은 최소 침습적이어야 하며, 물리적 제지는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또한, 위기 상황 이후에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감정 교육과 대체 행동 훈련이 수반되어야 하며, 학부모 및 교육자가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회의와 훈련이 필요합니다.

결론

응용행동분석에서의 위기 중재는 단기적인 안정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행동 개선과 감정 조절 능력 향상을 위한 체계적 개입 전략입니다. 단순히 문제 행동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기능을 이해하고, 아동이 보다 적절한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전 예방, 위기 시 즉각적이고 적절한 대응, 그리고 사후 분석 및 계획 조정까지 이어지는 통합적 접근을 통해, 아동은 더욱 안전하고 독립적인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