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 자폐 아동을 위한 중재 전략

1. 고기능 자폐의 개념과 특징

고기능 자폐(high-functioning autism, HFA)는 전반적인 지적 능력이 평균 이상이지만,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아동을 지칭합니다. 이들은 종종 언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특정 영역에 높은 집중력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 암시를 이해하는 능력, 융통성 있는 사고, 정서 조절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Wing, 1981). 따라서 전형적인 자폐 아동과는 다른 중재 접근이 요구됩니다.

2. 고기능 자폐 아동의 중재 목표

HFA 아동은 인지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에, 학업 영역보다는 사회적 기술, 감정 인식 및 조절, 전이 상황의 유연성, 자율성 향상 등이 중재의 주요 목표가 됩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다르다'는 인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존감 유지와 스트레스 관리도 중재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중재는 개인의 강점을 활용하여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자기결정(Self-determination) 능력 배양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3. 효과적인 중재 전략의 구성 요소

3-1. 사회성 기술 훈련(SST)

고기능 자폐 아동에게 가장 필요한 중재 중 하나는 사회적 기술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역할놀이, 사회적 이야기(Social Stories), 집단 훈련 등을 통해 적절한 인사법, 또래와의 대화 기술, 갈등 해결 방법 등을 익힐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Bellini (2006)의 연구에 따르면, SST 프로그램은 HFA 아동의 사회적 참여 행동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킨 바 있습니다.

3-2. 자기조절 및 감정 관리 훈련

Zones of Regulation, 감정 일기, 인지 재구성 등은 정서 조절이 어려운 HFA 아동에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감정 단어의 구별, 분노 대처 전략, 스트레스 완화 방법(예: 심호흡, 자기진술 등)을 구조화된 방식으로 훈련합니다. 이는 학교 환경에서 문제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3-3. 강점 기반의 개별화 계획

HFA 아동은 특정 주제나 활동에 탁월한 집중력과 재능을 보이기도 합니다. 중재 계획 시 이 강점을 적극 활용해 동기부여를 유도하고, 사회적 기술이나 자기표현 훈련과 연결지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차에 관심이 많은 아동에게는 기차 주제를 활용한 사회성 스크립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3-4. 전이 기술 및 실행기능 훈련

변화에 대한 민감성과 계획 능력 부족은 HFA 아동에게 전형적인 어려움입니다. 따라서 일정표 제공, 전이 예고, 작업 나누기, 시간관리 전략(타이머 사용 등)이 포함된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는 특히 학교 내 활동 전환이나 중학교 진학 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4. 실제 적용 사례

사례 1: 사회적 고립이 심한 HFA 아동

초등학교 3학년 남아 A는 점심시간에 혼자 앉아 있고, 친구와의 대화를 피했습니다. 치료사는 사회적 이야기와 그룹 SST를 통해 "친구에게 다가가는 말"을 연습시켰고, 교사는 실제 상황에서 이를 피드백 하였습니다. 6주 후, A는 하루 평균 3명 이상의 친구와 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사례 2: 분노 조절이 어려운 HFA 아동

초등학교 4학년 여아 B는 좌절 상황에서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감정 온도계와 감정 일기를 활용한 자기인식 훈련과, "침착해지는 방법 카드"를 통해 자기조절 전략을 연습하였습니다. 4주간 중재 후, 문제행동 빈도는 60% 감소하였고, B는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단계별 중재 실행 절차

1단계: 초기 평가 – 강점, 사회성, 감정 조절, 실행기능 등 다각적 진단 2단계: 개별 목표 설정 –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행동 목표 수립 3단계: 맞춤형 전략 선택 – SST, 자기조절 훈련, 실행기능 훈련 등 조합 4단계: 실행 및 모니터링 – 가정-학교-치료사 협력 구조 확립 5단계: 일반화 훈련 – 다양한 상황에서 기술이 유지되도록 연습 6단계: 피드백과 재계획 – 지속적 평가를 통한 목표 조정

6. 결론

고기능 자폐 아동은 지적 능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심층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효과적인 중재는 이들의 강점을 기반으로 약점을 보완하는 구조여야 하며, 사회성과 정서 조절을 중심으로 계획되어야 합니다. 향후에는 인공지능 기반 감정 분석 기술이나,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회성 훈련 플랫폼 등 디지털 기술과의 연계도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