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인식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분노하거나,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회피하거나 울음으로 일관하는 아이들을 보며 많은 보호자와 교사들은 난감함을 느낍니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 아동이나 언어 발달 지연 아동은 감정 표현의 폭이 협소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자체를 배우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사소한 좌절이나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공격적 행동, 자기자해, 고립 등 부정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ABA(응용행동분석)의 원리를 활용하여 감정 표현 행동을 '가르치고 강화'하는 구조적인 훈련 전략이 필요합니다.
핵심 개념: 감정 표현은 '행동'으로 가르쳐야 한다
ABA에서는 감정도 단순히 내면의 상태로 간주하지 않고, 감정을 나타내는 행동으로 정의합니다. 즉, '화났다'는 말보다는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구른다', '표정이 일그러지고 물건을 집어던진다'는 식으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행동 단위로 접근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비폭력적이고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특히 언어 아동과 비언어 아동 간의 접근 방식은 달라야 하며, 표현 수단(언어, 그림카드, 표정, 제스처 등)과 훈련 방식(직접 시범, 동영상 모델링, 역할놀이 등)도 개별화되어야 효과적입니다.
구체 전략: 언어 아동과 비언어 아동을 위한 맞춤형 전략
1. 언어 아동을 위한 감정 표현 훈련
- 감정 어휘 지도: 기쁨, 화남, 실망, 당황, 긴장 등의 단어를 구체적 상황과 연결해 가르칩니다.
- 감정 일기 쓰기: 하루 중 감정을 느꼈던 사건을 말 또는 그림으로 정리합니다.
- 역할극 활용: 갈등 상황을 설정하고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며 해소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 감정 대안 표현 학습: “짜증나!” 대신 “지금 좀 힘들어요.” 같은 대체 발화 가르치기
- 강화 계획: 적절한 감정 표현이 나타났을 때 바로 칭찬, 스티커, 짧은 휴식 등으로 강화합니다.
2. 비언어 아동을 위한 감정 표현 훈련
- 시각자료 활용: 감정 얼굴 카드, 표정 이모티콘, 감정 온도계 등 비언어적 표현 도구를 사용합니다.
- PECS 또는 AAC 연계: 그림 교환 시스템이나 보완 대체 의사소통 기기를 통해 감정을 전달할 수 있도록 훈련합니다.
- 신체 표현 지도: '기쁘면 손뼉 치기', '슬프면 손으로 얼굴 가리기' 등으로 표현을 확장합니다.
- 공감 유도 상황 연출: 교사가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아이가 동일하게 따라하거나 선택하도록 유도합니다.
- 감정 표현 행동을 구체적 강화와 연결: 감정을 표현한 직후 원하는 장난감 제공, 쉬는 시간 등으로 연결하여 동기 부여합니다.
사례 예시
현우(가명, 만 5세)는 언어는 가능한 자폐 아동이었지만, 좌절이나 두려움이 생기면 바닥에 엎드리며 울거나 무언가를 던지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치료사는 '화남', '슬픔', '놀람' 등의 감정 어휘를 그림카드와 연결한 후, 역할극에서 '화가 났을 때는 말로 표현하기'를 반복적으로 훈련했습니다.
4주 후, 현우는 장난감이 부서졌을 때 "속상해"라고 말한 후 울음을 참았고, 치료사는 이를 즉각 강화하며 칭찬과 짧은 휴식을 제공했습니다. 이처럼 감정 표현은 학습 가능한 행동이며, 상황 속에서 반복 훈련과 강화로 일반화될 수 있습니다.
※ 위 사례는 임상 실무 기반으로 재구성된 예시이며, 이름은 가명입니다.
마무리 및 실천 가이드라인
감정 표현은 단순한 인지적 이해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행동 기술'로 훈련되고 강화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발달 특성과 언어 능력에 맞춘 감정 표현 훈련은 자기조절력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있어 핵심 기반이 됩니다.
- 표현 가능한 감정부터 2~3가지 선택해 반복 훈련하세요.
- 표현 행동이 나타날 때 즉시 반응하고, 강화하세요.
- 감정 상황을 구성해 역할극, 시각자료, 제스처 등을 병행하세요.
- 치료사-교사-부모 간 동일한 반응과 언어 사용으로 일관성을 유지하세요.
감정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ABA의 목표입니다. 아이가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연습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곧 자립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Baker, J. E. (2003). Social Skills Training for Children and Adolescents with Asperger Syndrome and Social-Communications Problems. Autism Asperger Publishing Company.
- Denham, S. A. (2006). Social-emotional competence as support for school readiness: What is it and how do we assess it? Early Education and Development, 17(1), 57–89. https://doi.org/10.1207/s15566935eed1701_4
- Cooper, J. O., Heron, T. E., & Heward, W. L. (2020). Applied Behavior Analysis (3rd ed.). Pearson Education. https://www.pearson.com/en-us/subject-catalog/p/applied-behavior-analysis/P2000000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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