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행동분석

자폐 아동의 또래 관계 형성 지원 전략

damjun 2025. 4. 20. 06:58

문제 인식

자폐 스펙트럼 아동은 또래와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노는 시간이 많거나, 또래의 시선이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대화의 흐름을 잇지 못하는 등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자폐 아동의 사회적 기술 결핍과 감각적 민감성, 언어적 제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단순한 훈계나 반복 노출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또래 관계 형성의 어려움은 아동의 자존감 저하, 학교 적응 문제,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개입과 구조화된 지원 전략이 필요합니다. ABA(응용행동분석)는 이런 아동을 위해 체계적이고 개별화된 또래 상호작용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핵심 개념: 또래 관계는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는다, '설계'되어야 한다

일반 아동의 경우 또래 놀이와 상호작용은 자연스럽게 발달하지만, 자폐 아동은 사회적 행동의 규칙이나 기대를 추론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타인의 감정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따라서 또래 관계 형성은 단순한 노출이 아니라, 목표 행동을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훈련해야 하는 '사회적 기술 중재'의 한 형태로 접근해야 합니다.

또래 관계를 위한 중재는 다음 3가지를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1. 구조화된 환경 속 상호작용 기회 제공
  2. 사회적 행동 모델링 및 역할극 훈련
  3. 적절한 또래 반응을 강화하고 일반화 전략 병행

또래 관계 형성은 단순히 놀이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 상호작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구조화해야 하며, 아동의 발달 수준과 관심사를 반영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구체 전략: 자폐 아동의 또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5가지 방법

1. 공동 주의(Joint Attention) 훈련

  • 상호작용의 출발점인 시선 공유, 가리키기, 주목 행동을 촉진하는 연습
  • 교사가 시선을 유도하고, 아동이 다른 사람과 사물 간의 관심을 연결하도록 지도
  • 사회적 놀이(예: 풍선 터뜨리기, 숨은 물건 찾기)에 삽입해 자연스럽게 적용

2. 또래 중재 전략(Peer-Mediated Intervention, PMI)

  • 사회성이 높은 또래 친구를 선정하여 중재 상황에 포함시킴
  • 중재 전 또래에게 간단한 역할을 지도: "같이 놀자고 말해줘", "도와달라고 해줘"
  • 교사는 또래의 긍정적 반응을 강화하고, 아동의 반응을 유도하는 코칭 제공

3. 사회적 스크립트와 역할극 활용

  • 정형화된 인사, 차례 기다리기, 요청하기 등의 대화를 스크립트로 제시
  • 이를 반복적으로 읽고, 역할극을 통해 실전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
  • 점진적으로 스크립트를 줄이고 자발적 발화를 유도

4. 관심 기반의 놀이 연계

  • 아동이 좋아하는 캐릭터, 장난감, 활동을 중심으로 또래와 연결
  • 예: 공룡을 좋아하는 아동 → 공룡 사파리 협동놀이 구성
  • 공통 관심사가 있을 경우 상호작용 지속성이 크게 향상됨

5. 사회적 행동 강화 및 일반화 계획 수립

  • 아이가 또래의 말에 반응했을 때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칭찬 제공
  • "지금 같이 놀자고 말해서 좋았어!" 같이 사회 행동의 구체 요소를 언급
  • 학교,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도록 일반화 계획 병행

사례 예시

지후(가명, 만 6세)는 자폐 진단을 받고 유치원 통합반에 배치된 이후, 또래와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혼자 그림만 그리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치료사는 PMI 전략을 활용해 사회성이 높은 또래 두 명에게 간단한 역할을 주고, 지후가 좋아하는 "동물 카드 찾기 놀이"를 함께 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초기에는 교사가 지후의 응답을 유도하며 중재했지만, 점차 또래 스스로 지후에게 말 걸기와 반응 기다리기를 시도했고, 지후는 활동 4주차부터 "이거 같이 하자"라는 자발적 발화를 시작했습니다. 치료사는 이 반응을 즉시 칭찬하고, 다른 환경에서도 연계하여 반복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 위 사례는 실무 경험 기반으로 재구성한 예시이며, 이름은 가명입니다.


마무리 및 실천 가이드라인

자폐 아동의 또래 관계 형성은 시간과 반복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단순한 '노출'이 아닌, 상호작용을 계획하고 구조화하는 치료적 접근이 핵심입니다.

  • 아동의 관심사에 맞춘 놀이 활동을 중심으로 또래를 자연스럽게 연결하세요.
  • 초기에는 교사의 적극적인 코칭이 필요하며, 점차 개입을 줄이고 자발적 상호작용을 유도하세요.
  • 사회적 행동이 나올 때는 구체적인 언어로 칭찬하고 즉시 강화하세요.
  • 집, 학교, 놀이방 등 다양한 환경에서 같은 구조를 반복해 일반화를 유도하세요.

또래와의 첫 연결은 작고 느릴 수 있지만, 잘 설계된 중재는 아동의 사회적 세상을 넓혀주는 문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Watkins, L., O’Reilly, M., Kuhn, M., Gevarter, C., Lancioni, G., Sigafoos, J., & Lang, R. (2015). A review of peer-mediated social interaction interventions for students with autism in inclusive settings. 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 45(4), 1070–1083.
  2. Banda, D. R., & Hart, S. L. (2010). Increasing peer interactions for students with autism and other developmental disabilities using peer-mediated interventions. TEACHING Exceptional Children, 42(6), 64–70.
  3. Cooper, J. O., Heron, T. E., & Heward, W. L. (2020). Applied Behavior Analysis (3rd ed.). Pearson Education. https://www.pearson.com/en-us/subject-catalog/p/applied-behavior-analysis/P20000000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