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행동분석

또래 중재 전략(Peer-mediated Intervention)의 효과적 활용법

damjun 2025. 3. 27. 07:25

특수교육이나 행동중재 영역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나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돕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또래 중재 전략(Peer-mediated Intervention, 이하 PMI)**입니다. 이 전략은 전문가나 교사가 아닌, 아동의 또래 친구들이 중재자가 되어 사회적 기술, 의사소통, 놀이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촉진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접근법입니다. 본 글에서는 PMI의 개념, 적용 방법, 실제 사례, 효과, 그리고 주의사항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겠습니다.

1. 또래 중재 전략(PMI)이란 무엇인가?

PMI는 발달 지연이 없는 또래 아동을 훈련시켜, 특수교육 대상 아동에게 중재를 제공하도록 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구조화된 치료 환경이 아닌 자연스럽고 사회적인 환경 속에서 사회적 기술을 배우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입니다.

PMI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전문가보다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더 잘 학습되기 때문이며,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일반화(Generalization)가 잘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발적인 놀이 참여나 감정 공유 같은 실생활 기술의 향상에도 매우 유리하며, 자폐 아동이 흔히 겪는 고립감이나 사회적 거절 경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2. PMI의 주요 구성 요소

PMI는 단순히 “또래 친구가 함께 놀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전략이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구성 요소가 필요합니다.

우선, 중재 대상자는 자폐 아동이나 언어 발달 지연 아동처럼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아동으로 설정하게 됩니다. 단, 공격성이나 회피 행동이 심한 경우에는 먼저 그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개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또래 중재자로 선정되는 아동은 연령과 발달 수준이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일반 아동이어야 하며, 사회성이 좋고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태도를 지닌 아동이 적합합니다. 교사의 지시를 잘 따르며 지속적인 참여가 가능한 아동이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중재자로 선정된 아동은 반드시 사전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이때 중재 대상 아동에 대한 비밀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하며, “○○가 다르니까 도와주는 거야”라는 식의 설명은 금지되어야 합니다. 대신, “친구와 잘 지내는 방법”, “놀이에 초대하는 말”, “기다려 주는 태도”, “도움을 주는 행동” 등을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교육 방법으로는 롤플레이와 피드백을 중심으로 한 직접 훈련이 효과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재 상황은 자유 놀이, 역할극, 협동 과제 활동 등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교사는 배경에서 자료를 기록하고 상황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3. 실제 사례로 보는 PMI의 효과

PMI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 사례는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첫 번째 사례는 유치원에 다니는 자폐 아동 D군의 경우입니다. D군은 또래 친구들과 놀이에 참여하지 못하고, 대화 시도를 하지 않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에 교사는 두 명의 또래 친구를 선정하여 “같이 놀자고 말하기”, “놀이 도중 역할 나누기”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약 4주 만에 하루 평균 2회 이상 또래와 자발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언어지연 아동 E양이었습니다. E양은 수업 중 조별활동에서 침묵하거나 조를 회피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에 반 친구 세 명에게 “질문해주기”, “기다려주기”, “반응을 칭찬해주기” 등의 훈련을 실시한 결과, 조별활동에 대한 참여율이 증가하였고, 발표 시 손들기 행동도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PMI는 전문가가 아닌 또래 친구들의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하여, 특수 아동이 사회적 기술을 보다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습득하도록 돕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전략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래 중재 전략(Peer-mediated Intervention)의 효과적 활용법

4. PMI 적용 절차

PMI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단계적인 절차를 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대상 아동과 중재자 아동을 선정하는 단계가 이루어집니다. 이때 대상 아동의 현재 사회적 행동 수준을 평가하고, 중재자로 적합한 아동을 교사의 관찰과 평가를 통해 선정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구체적인 목표 행동을 설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다른 친구를 이름 부르기”, “함께 놀이 요청하기”, “도움을 요청하기”와 같은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가 선정됩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또래 중재자에게 훈련을 실시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는 실제 놀이 상황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긍정적인 모델링과 강화 방법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합니다.

네 번째 단계는 실제 수업이나 놀이 상황에서 PMI를 적용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교사는 직접 개입하지 않고 배경에서 관찰하며 필요시 조정 역할만 수행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료 수집과 피드백이 이루어지며, 매 세션마다 아동의 행동 빈도나 지속 시간 등을 기록하여 중재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또한, 중재자 아동에게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 훈련을 진행합니다.

5. PMI 적용 시 주의사항

PMI는 효과적인 전략이지만, 민감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몇 가지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재 대상 아동이 “도움을 받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낙인이 생기지 않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또래 중재자 아동 역시 ‘내가 뭔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재 과정에서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발생할 경우에는 교사가 즉시 개입하여 조정해야 하며, 다양한 또래 중재자를 교체하면서 적용해보는 것이 일반화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PMI의 효과는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 지표를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되어야 하며, 교사와 부모가 함께 그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6. 연구 근거로 살펴본 PMI의 효과

PMI의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되어 왔습니다.

Kamps와 동료들(1992)은 PMI가 자폐 아동의 사회적 접촉 빈도를 유의미하게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고, Strain과 Bovey(2011)는 또래 훈련을 받은 아동이 일반 아동 수준의 상호작용 능력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Chan 등(2009)이 수행한 메타분석 결과에서는 PMI가 언어 표현, 상호작용 빈도, 놀이 참여율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PMI가 단기적인 개입을 넘어, 장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사회성 향상의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무리: 함께 성장하는 교육적 공동체의 시작

PMI는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도와주는 전략이 아닙니다. 이 전략은 모든 아이가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공동체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어주는 교육적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특수 아동은 사회적 기술을 익히고, 일반 아동은 배려와 협동, 공감 능력을 배울 수 있으며, 교사는 모든 아이를 포용하는 학급 분위기를 조성하게 됩니다.

PMI는 자폐 아동을 위한 ABA 기반의 프로그램과도 함께 적용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실천 전략으로, 자연스러운 학습과 상호작용을 통해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