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ABA 전략 5가지
ABA(응용행동분석)는 전문가의 치료실 안에서만 활용되는 특별한 기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정에서 부모가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ABA 전략이야말로 아이의 행동 변화와 기술 습득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BA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부모가 집에서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5가지 실용적인 ABA 전략을 소개합니다. 자녀의 발달을 돕고 싶은 모든 보호자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요청(Requesting) 행동 유도하기
아이들이 적절한 방법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돕는 것은 ABA에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기술입니다. 말이 늦거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은 종종 울기, 소리 지르기, 손을 끌고 가기 같은 방식으로 요구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비기능적 행동을 줄이기 위해,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요청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 실천 방법:
- 아이가 자주 원하는 물건(예: 과자, 음료수, 장난감)을 미리 준비하고 쉽게 보이도록 배치하지만 손이 닿지 않게 둡니다.
- 아이가 물건에 관심을 보일 때, 부모는 "뭐라고 말해야 할까?", "카드를 보여줄까?"와 같은 방식으로 요청을 유도합니다.
- 아이가 "주세요", "과자", 또는 손가락 가리키기, 카드 제시 등의 방식으로 표현하면 즉시 해당 물건을 제공해줍니다.
- 처음에는 손잡아주기(촉진) 등을 통해 요청 행동을 가르칠 수 있으며, 점차 자발적인 요청으로 유도합니다.
- 실제 예시:
- 상황: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주스를 냉장고 앞에서 바라보며 짜증을 냄.
- 실천: 부모는 "주스 마시고 싶어? 말해볼까? '주스 주세요' 라고 말해보자" 하며 손짓을 보이고 유도함. 아이가 "주스"라고 말하자마자 주스를 건네줌. 이 과정을 반복하면 아이는 점점 말로 요청하는 행동을 습득함.
2. 원하는 행동에만 강화하기
아이들은 어떤 행동에 대해 부모가 반응을 보이는지에 따라 그 행동을 반복할지 결정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의도치 않게 문제행동에도 관심을 주며 강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바람직한 행동은 충분히 주목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일이 흔합니다.
- 실천 방법:
- 문제행동(떼쓰기, 소리 지르기, 장난감 던지기 등)이 나타났을 때, 가능하면 반응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차분히 대응합니다. 단, 위험한 행동에는 즉시 개입해야 합니다.
- 반대로 아이가 기다리거나, 적절하게 말하거나, 스스로 정리하는 등의 바람직한 행동을 보이면 곧바로 관심을 보이고 칭찬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제공합니다.
- 칭찬은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워.”
- 실제 예시:
- 상황: 형이 먼저 장난감을 가져가자 아이가 소리 지르며 울기 시작함.
- 실천: 부모는 "울면 장난감 못 줘"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반응하지 않음. 이후 아이가 울음을 멈추고 "나도 하고 싶어"라고 말하자,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멋지다! 형이 끝나면 같이 하자"고 칭찬하고 행동을 강화함.
3. 짧고 명확한 지시 사용하기
아이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를 설명할 때, 너무 긴 문장이나 복잡한 표현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ABA에서는 항상 짧고 구체적이며, 실행 가능한 지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 아동이나 언어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에게는 짧은 문장과 시각자료가 큰 도움이 됩니다.
- 실천 방법:
- 지시는 한 번에 하나씩,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예: "책을 정리해줘", "양치하러 가자", "장난감 상자에 넣어줘" 등
- 모호하거나 선택을 요구하는 표현은 피합니다. 예: "이제 뭐할까?" → 아이는 무엇을 원하는지 몰라 당황할 수 있음.
- 필요하다면 그림 카드, 사진, 타이머 등을 활용해 지시를 시각화합니다.
- 지시 후 약 5~10초간 기다리는 시간을 주고, 반응이 있으면 즉시 강화합니다.
- 실제 예시:
- 상황: 부모가 “방 좀 치우자~ 너무 어지럽다”라고 말했지만 아이는 반응 없음.
- 실천: “블록을 상자에 넣어줘”라고 바꾸어 지시. 아이가 한 블록을 넣었을 때, “잘했어! 블록 정리 정말 잘하네!”라고 칭찬하며 행동을 유지시킴.
4. 하루 10분 놀이 시간에 집중하기
놀이 시간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부모와 아이 간의 유대 형성을 위한 중요한 순간입니다. 특히 아이가 스스로 주도하는 놀이에 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관계 형성과 언어, 사회성 발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BA에서는 이를 "관계 기반 강화"라고도 하며, 놀이 시간 중 아이의 자발적 행동을 포착하여 강화하는 전략으로 활용합니다.
- 실천 방법:
- 매일 일정한 시간(예: 저녁 식사 전 10분)을 "아이와 1:1 놀이 시간"으로 정합니다.
- 아이가 원하는 놀이(퍼즐, 기차놀이, 그림 그리기 등)를 선택하게 하여 주도권을 주고, 부모는 따라가며 반응합니다.
- 놀이 중 아이가 단어를 말하거나, 눈을 맞추거나, 도구를 공유하는 행동을 보이면 곧바로 칭찬하고 그 행동을 확장시킵니다.
- 놀이 도중에는 훈육, 지시, 스마트폰 사용 등을 자제하고 오직 아이와의 상호작용에만 집중합니다.
- 실제 예시:
- 상황: 아이가 자동차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놀고 있음.
- 실천: 부모가 바닥에 앉아 “나도 같이 해도 될까?”라고 물으며 옆에 앉고, 아이가 “부릉부릉”이라고 말하자 “부릉부릉! 차가 달려요!”라고 반응. 아이가 웃고 자동차를 부모에게 건네줌. 이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와 교류 행동을 자연스럽게 강화함.
5. 일관된 하루 루틴 만들기
일상에 예측 가능한 흐름이 있을 때, 아이는 불안이 줄어들고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특히 자폐 아동은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예고와 반복, 시각자료를 통한 루틴 설정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는 전환 행동(놀다 → 밥 먹기, 외출 → 귀가 등)을 원활하게 만들며 문제행동도 줄일 수 있습니다.
- 실천 방법:
- 하루 주요 활동(기상, 세수, 밥, 놀기, 외출, 정리, 잠자기 등)을 순서대로 정리한 시각 일정표를 만들어 아이가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붙입니다.
- 활동이 바뀌기 5~10분 전에 “이제 곧 정리하고 밥 먹을 거야”처럼 미리 예고합니다.
- 루틴이 변경되는 날에는 아침에 미리 알려주고, 대체 일정도 함께 설명합니다.
-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그림 카드나 자석판 등을 사용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 실제 예시:
- 상황: 아이가 TV를 보다 밥 먹으러 가자는 말에 갑자기 울며 거부함.
- 실천: 아침에 ‘하루 일정표’에 "TV 보기 → 밥 먹기 → 책 읽기" 순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TV 시간 종료 5분 전에 “이제 곧 밥 먹을 시간이야. TV 끝나고 밥이야”라고 예고. 이후 저항 없이 자연스럽게 이동함.
마무리하며
ABA 전략은 전문가만 사용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매일 조금씩 실천할 수 있는 방법만으로도 아이의 행동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 반복, 칭찬입니다.
작은 실천이 아이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부터 한 가지 전략이라도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부모가 자주 실수하는 행동중재 실천법"을 주제로 이어서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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