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행동분석

부모가 자주 실수하는 행동중재 실천법

damjun 2025. 4. 8. 22:06

 

1. 문제 인식: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걸까요?"

“아이의 행동을 바꿔보려고 칭찬을 많이 했는데도 달라지지 않아요.” “좋은 말로 계속 설명해줬는데, 아이는 여전히 똑같은 행동을 해요.”

많은 부모님들이 ABA(응용행동분석) 원리를 이해하고, 실제로 가정에서 실천해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하는 만큼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때, 부모는 실망하거나 좌절하게 됩니다. 이럴 땐 실천 방법 자체는 맞지만, 아주 작은 실수가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부모님들이 좋은 의도로 하지만 자주 실수하는 행동중재 방식 5가지를 소개하고, 이를 어떻게 수정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2. 핵심 개념: 행동중재의 '의도 vs 실행' 간극

ABA에서 강조하는 행동중재란, 특정한 행동이 늘어나거나 줄어들도록 자극, 반응, 결과를 체계적으로 조작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러나 가정에서는 이 구조를 정확히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모는 칭찬도 하고, 지시도 하고, 강화도 시도하지만, 타이밍·일관성·명확성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빠지면 효과가 낮아집니다. 또한 아이의 행동을 "기능"으로 보기보다 "감정"이나 "태도"로 해석하게 되면, 잘못된 중재로 연결되기 쉽습니다.

이제부터는 실제로 자주 발생하는 실수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3. 부모가 자주 실수하는 5가지 행동중재 방식

실수 1. 문제행동 직후에 설명하기

  • “그러면 안 돼. 왜냐하면 말이야…”라는 설명은 아이가 울거나 소리 지른 직후에 가장 자주 나옵니다.
  • 문제: 아이는 행동 후 강화되는 주의를 받을 수 있고, 설명은 강화물이 되기 쉽습니다.
  • 해결: 문제행동 직후에는 설명보다 반응을 줄이고, 대체 행동을 유도한 뒤 그 행동에 칭찬을 제공합니다.
  • 예시: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간식을 요구했을 때, 말 대신 요청 카드를 보여주며 “카드 보여줘”를 유도하고, 카드를 보여주면 간식을 줍니다.

실수 2. 무조건 많이 칭찬하기

  • 칭찬은 좋지만, 행동과 무관하게 너무 자주 하면 의미 없는 배경 소음이 됩니다.
  • 문제: 아이는 어떤 행동이 칭찬을 받았는지 연결하지 못하고, 강화효과가 약화됩니다.
  • 해결: 칭찬은 구체적 행동 직후에, 무엇을 잘했는지 말로 알려주며 제공합니다.
  • 예시: “잘했어!”보다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워. 멋졌어!”처럼 행동-칭찬 연결을 명확히 합니다.

실수 3. 지시를 질문처럼 말하기

  • “정리 좀 해볼까?”, “엄마 말 들을래?”는 부드럽지만, 실제로는 선택지를 주는 표현입니다.
  • 문제: 아이는 “아니요”라고 해도 틀린 게 아니므로, 순응 행동이 줄어듭니다.
  • 해결: 지시는 명확하고 짧게, 한 번에 하나씩 전달합니다. 필요 시 시각 자료 사용도 좋습니다.
  • 예시: “블록 정리해줘” 또는 “이 그림책 읽어줄게. 의자에 앉아줘.”

실수 4. 일관되지 않은 강화

  • 어떤 날은 울어도 간식을 주고, 어떤 날은 안 주면 아이는 헷갈립니다.
  • 문제: 간헐적 강화는 문제행동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해결: 정해진 행동에만 보상하고, 문제행동에는 절대 강화(주의, 간식 등)를 제공하지 않아야 합니다.
  • 예시: 요청 카드를 사용했을 때만 간식을 주고, 울음에는 반응하지 않는 방식을 꾸준히 유지합니다.

실수 5. 중재 기준이 부모마다 다름

  • 아빠는 울어도 TV를 틀어주고, 엄마는 울면 방으로 보내는 경우, 아이는 누구 말을 따라야 할지 모릅니다.
  • 문제: 일관되지 않은 반응은 행동 문제를 고착화시킵니다.
  • 해결: 모든 보호자가 같은 기준과 반응을 공유하고, 중재 계획을 함께 세워야 합니다.
  • 예시: 가족 회의나 중재 계획 노트를 만들어, ‘울음 행동 대응법’을 합의한 뒤 공동 실천합니다.

4. 실제 사례: 4세 자폐 아동 ‘현우’의 중재 실패와 성공

※ 본 사례는 실제 ABA 실무 현장에서 관찰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가명 사례입니다. 아동의 이름, 배경은 보호를 위해 수정되었으며, 내용은 응용행동분석 전문 교육기관에서 제공한 실무 사례 자료 및 필드 노트를 기반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현우(가명)는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4세 남아로,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바닥에 드러눕고 울며 요구를 표현했습니다. 이 행동은 주로 간식을 원하거나, TV를 더 보고 싶을 때 나타났으며, 하루에 5~6회 이상 반복되었습니다. 부모는 처음에는 설명을 통해 행동을 멈추게 하려 했고, 때로는 사탕이나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달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우의 문제행동은 더 자주 나타나고 강도가 심해졌습니다.

ABA 치료 개입 시, 행동분석가는 먼저 현우의 문제행동의 기능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이 행동은 대부분 **요구 충족(간식, 활동 연장)**을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고, 부모의 관심과 보상 제공이 강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부모가 드러눕는 행동에 대해 매번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는 일관되지 않은 강화 속에서 문제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중재팀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부모에게 교육하고 실행하도록 도왔습니다:

  • 요청 카드를 사용하는 기능적 의사소통 훈련(FCT) 도입
  • 울음 행동에는 주의, 보상, 시선도 주지 않기
  • 요청 카드 사용 시 간식이나 활동 보상 즉시 제공
  • 부부가 함께 ‘응답 기준’을 정하고, 매일 같은 방식으로 대응

약 3주간의 일관된 개입 후, 현우는 요청 카드를 사용해 자발적으로 간식을 요청하는 빈도가 높아졌고, 드러눕는 행동은 약 80% 이상 감소했습니다. 부모는 “단지 보상의 조건을 명확히 바꾼 것뿐인데 행동이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고, 가정 내 중재의 효과를 직접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작은 실수라도 반복되면 중재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일관성과 기능 분석에 기반한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실제 예입니다.


5. 마무리 및 실천 가이드라인

행동중재는 부모가 의도만 가지고 접근하기엔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작은 기준들을 지키면 가정 내에서도 효과적인 ABA 실천이 가능합니다.

  • 지시는 명확하고 짧게, 칭찬은 구체적으로
  • 문제행동 직후엔 설명보다 반응 줄이기
  • 일관된 강화와 규칙 유지하기
  • 가족 간 중재 기준 공유하기

오늘부터 하나의 실수만 바로잡아도 아이의 행동 변화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